Elley's Story

운명을 믿으세요?

Party Planner Elley 2008. 8. 7. 17:17

운명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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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는 거창한 말보다, 어쩜 팔자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하겠다.
예전에는 멋지게 얘기하는 것을 좋아해서, 시대의 운명을 개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었다. 그리고 가장 아마 인생을 사는 마지막까지 그렇게 살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가끔가다가 우연 치고는 정말 확률이 너무 너무 떨어지는 일들이 생긴다거나, 아무리 해도 안되는 늪에 빠진 기분이 든다거나, 인과 관계로 설명되지 않을때, 난 이 말을 생각하게 된다. 팔자, 운명...

예전에 하도 일이 안풀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양아치같았을때, 친한 친지들은 나에게 삼재가 들어서 그런것이라 이야기 했고, 그때마다 난 인터넷을 뒤져 나의 사주를 찾아 보았다. 그것 뿐만인가! 인사동을 거닐면서 수시로 관상과 수상을 보았다. 하지만 어느누구도 나에게 속시원하게 이야기한 사람도 없었고, 그 근거가 너무 미약하여 믿어지지 않았다.

누구나 그러듯이 점을 본다는 것은 뭔가 잘 안되거나 위로 받고 싶다거나, 위안을 받고 싶을때 간다. 그렇게 위로받을 필요가 없어지자 점보는일은 내 생활속에서 점점 멀어져갔고, 뻔질나게 드나들던 운세사이트는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게 되었다. 이것도 보이지 않게 되면 멀어지고, 믿지 않게 되면 약발이 떨어진다. 나에게는 이런말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그런게 어딨어? 다 그냥 자기하기 나름이지...  " 

근데, 정말 올해는 좀 이상하기도 하다. 세상에 나와 출생년월일이 같은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여자라는 성별도 같고, 태어난 시(時)만 달랐지 사주적으로 거의 똑같았다. 그리고 이 친구는 나와 정말 잘맞는 코드를 지닌 친구였는데, 오죽하면 "사주적 만남"이라고 명명할 정도였다.
 
그런 친구와의 만남으로 인해 몇년동안 뜸했던 사주카페를 다시 찾게 되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나의 인생이 거기에 다 들어가 있지 않겠는가? 나의 과거와 나의 현재, 그리고 미래가 들어가 있는 거대한 연결고리.
거기안에서 난 크게 벗어나지도 어긋나지도 않게 그 안의 명명되어진대로 짜여진 스케쥴을 밟아 나갔던 것이다. 얼토당토 않게 우연하게 벌어진 일, 그리고 나의 가족사와 직업, 그리고 교통사고 마저도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남아 있었다.

아무도 하지 말라는 일을 내가 바득바득 우겨서 겨우한 영화일, 엄마속을 썩이면서 서울로 올라온 대학, 그리고 이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하는 나의 사업 등등. 이 모든 것이 그 안에 적혀있었다면 난 내운명을 내가 만드는 사람일까? 아니면 이미 정해져 있는 스케쥴을 차례대로 밟고 온 것일까?
폴 오스터가 그렇게 이야기 했다. "사람들은 모든 우연히 일어난 일에 원인과 결과 있기를 원하고 그것을 찾고, 그것으로 위안을 받으려고 하지만 사실 우연이란 신이 연주하는 음악의 애드립이 지나지 않는다."
이정도로 부정적인 말로 운명이라는 것과 사주를 오해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 기분 나쁘지도 않다. 왜냐하면 사주에서 난 이제부터 좋아질 거라 이야기 했으니까... ^^

근데, 내가 적어도 사주라는 것에 대해 이해하는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태어난 사람의 기질, 그리고 욕심. 그것이 세상에서 어떻게 그려질지가 인생을 많이 산 사람으로서 보인다는 것. 그러니, 자신의 기질을 모르고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계속해서 잘 안풀린다 생각할 것이고, 기질에 맞지만 욕심이 없는 사람은 없어도 마냥 행복할 것이다. 또한 기질도 알고 있지만 욕심이 한없이 많은 사람은 끊임없이 만족하지 못할 것이며, 기질도 모르고 욕심도 없는 사람은 그냥 사람들이 하라는대로, 남들처럼 그렇게 살아갈것이다.

그러니 적어도 자신의 운명이나, 팔자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자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느 정도의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끈임없이 알고, 반성하고 해야하지 않을까? 그 일을 수없이 하다보면 자신의 사주처럼 개척한 운명이 자신의 앞에 스케쥴로 펼쳐지지 않을까? 코카콜라 회장의 신년사처럼 과거는 history(역사)이고 미래는 mistery(미스터리) 현재(present)는 자신 앞에 놓여진 선물(present)이니, 자신의 운명을 선물처럼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by 파티플래너 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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